칠석: 순이! 내가 왔어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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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얼마나 찾았다구 순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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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순이: 흠흠흠. 순이라.. 순이가 아니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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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어제의 못난 순이는 죽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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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이젠 에레나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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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칠석: 순이 돌았어? 응? 뜬소문에 헛소문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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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역마다 돌아서 항구마다 흘러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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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오늘에야 만났는데 그게 무슨 소리야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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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순이: 어때요! 이 보석 귀걸이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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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다이아반지를 보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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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그래도 순이라고 부르겠어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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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하하! 난 싫어요 싫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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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그 가난하고 비참한 순이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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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그 순이가 싫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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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이렇게 에레나가 됐어요. 하하하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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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칠석: 에이, 더러운 년! 가난해도 못살아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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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한 세상 변함없이 매미 우는 그 마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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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물방아 도는 그 고장에서 살자던 년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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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에이, 더러운 년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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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다시는 고향 생각마라 난 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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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순이: 갈려면 가시구랴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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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누가 붙잡나. 흠흠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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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그날 밤 극장 앞에서 그 역전 캬바레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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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보았다는 그 소문이 들리는 순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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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석유 불 등잔 밑에 밤을 새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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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실패 감던 순이가 다홍치마 순이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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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이름조차 에레나로 달라진 순이 순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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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오늘 밤도 파티에서 춤을 추더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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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순이: 사랑하는 칠석씨! 안녕히 가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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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그리고 날 용서하세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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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이렇게 눈물을 깨물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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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용서를 비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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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아픔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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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오늘밤 낯 설은 이 항구에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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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고향 별 바라보며 슬피 웁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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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그 빛깔 드레스에다 그 보석 귀걸이에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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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목이 메어 항구에서 운다는 순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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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시집갈 열아홉살 꿈을 꾸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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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노래하던 순이가 피난 왔던 순이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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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말소리도 이상하게 달라진 순이 순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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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오늘 밤도 파티에서 웃고 있더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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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에레나가 된 순이
| | 안다성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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