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를 절망의 바닥끝까지 떨어지게 하소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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잊고 살아온 작은 행복을 비로소 볼 수 있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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겁에 질린 얼굴과 떨리는 목소리라 해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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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는 그런 입술을 주시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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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 눈물이 마르면 더 큰 고난 닥쳐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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울부짖게 하시고 잠 못 이루도록 하시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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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죽는 날까지 내가 노력한 것 그 이상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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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저 운으로 얻지 않게 뿌리치게 도와주시기를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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거친 비바람에도 모진 파도 속에도 흔들림 없이 나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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커다란 날개를 주시어 멀리 날게 하소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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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날 수 있는 그 끝까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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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내 등 뒤편에서 쓰러진 친구 부르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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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 망설임 없이 이제껏 달려온 그 길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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뒤돌아 달려가 안아줄 그런 넓은 가슴을 주소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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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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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신해철 |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