최신자의 죽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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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 멀리 가네. 모두다 잊고. 지워진 저편의 넋이 그리운 여명이 되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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달이 밝으면 해가 지면 긴 바람 맞으며 이 나라의 넋은 타오르는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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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달픈 인생에 썩어진 이념들 바로잡고 싶던 영혼들이 저 멀리 날라가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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뿌리 채 뽑혀진 이 내 마음들이 바꾸고 싶던 이땅의 아쉬움을 달래보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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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960년 4월 19일 화요일 오후 4시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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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침내 중앙청 앞에서 최신자는 총을 맞고 사망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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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날 하루 전국에서 발생한 시위관련 사망자는 200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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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상자는 6천명에 달했다. 침통하게 울 수도 없는 이 현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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과연 이 어린 것들이 총을 맞아 죽을만한 죄과가 무엇인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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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. 3.15 정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고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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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당이 승리했다는 소식과 함께. 눈에 최루탄이 박힌 처참한 시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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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주열의 시체가 낚시꾼의 낚시에 걸려 물위에 떠올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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앞에 가면 주동자. 왼쪽에 서는 좌익분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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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른쪽에 서면 우익분자. 뒤에 서면 첩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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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누구를 위한 나라인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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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하늘이 부끄럽지 않은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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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이로서 나의 분노는 시작됐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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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잊지말아야 할 것은 여기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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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자유는 투쟁을 통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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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미완은 다시 시작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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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제2의 4.19는 발생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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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도 이렇게 무참히 죽일건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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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.. 아... 욕망을 위해 살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것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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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는 숨길 것이 아무 것도 없어졌어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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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라진 슬픈 영혼 같은 열강의 욕심. 오... 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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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젠 다가온다. 깃발을 들어라. 미완의 혁명은 사라지고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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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을수 없는 분노와 용기의 시간들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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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이 나라엔 관심이 없는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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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이대로 보고만 있을건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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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묻어두기에만 급급한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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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의식있는 자여. 깨어오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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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우리에겐 문제는 없는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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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신자의 영혼은 자유인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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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. 신자는 반드시 부활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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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완의 혁명은 반드시 완성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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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멀리 가네. 저 한을 품고. 자유로이 날아오르며 가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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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신자의 죽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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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풀린개 |
